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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2025) 영화 줄거리, 작품의 특성, 총평

by 당신을 위한 최신정보 2025. 3. 26.

로비 (2025) 영화 공식 포스터
로비 (2025) 영화 공식 포스터

로비: 권력 게임 속에서 피어나는 유쾌한 블랙코미디의 변주

2025년 4월 2일 개봉한 하정우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 <로비>는 4조 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둘러싼 로비 골프의 세계를 풍자적으로 조명한 블랙코미디입니다. 연구 개발에만 전념하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뛰어든 '접대 골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을 그린 이 영화는, 하정우 특유의 유머 코드와 탄탄한 배우들의 앙상블로 호평과 아쉬움을 동시에 사로잡았습니다.

영화의 핵심 서사: 더러운 싸움에 뛰어든 순정파 기업가의 성장기

기술력 vs 로비력, 자본주의의 잔혹한 현실

창욱(하정우)은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 CEO입니다. 그러나 연구실 밖 세상에 무지한 그는 라이벌 기업 대표 광우(박병은)의 치밀한 로비 전략에 계속해서 밀리며 위기에 처합니다. 기술력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잔혹한 현실을 깨달은 그는 인생 첫 '로비 골프'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권력의 핵심에 있는 국토부 실세 최실장(김의성)과 그의 아내 조장관(강말금)을 상대해야 합니다. 최실장이 열광하는 여성 프로골퍼 진프로(강해림)를 섭외하고, 로비 전문가 박기자(이동휘)의 도움을 받으며 시작된 그의 도전은 예측 불가의 코미디로 발전합니다.

골프장을 전장으로 한 세력 다툼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어거스트CC 골프장에서 펼쳐집니다. 창욱 팀과 광우 팀이 동시에 라운딩을 진행하는 가운데, 골프장 대표(박해수)와 그의 아내 다미(차주영)까지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챙기며 난장판이 됩니다. 이 장면은 대한민국 엘리트 계층의 비밀스러운 로비 문화를 카르텔의 암투로 풀어낸 걸작입니다.

특히 조장관을 유혹하기 위해 광우가 동원한 톱스타 마태수(최시원)의 "장관님, 제가 직접 드라이버를 들어드릴게요"라는 대사는 권력과 연예계의 교착 관계를 날카롭게 비튼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작품의 기술적 성취: 하정우표 코미디의 진화

언어유희의 마스터클래스

하정우 감독은 <롤러코스터>(2008)와 <허삼관>(2015)에서 선보인 언어적 유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접대는 예술이야, 티샷은 보컬이 중요하다"는 박기자의 조언이나, "나이스 샷! 이제 나이스 밥만 남았네"라는 창욱의 독백은 로비의 허무함을 유쾌하게 해체합니다.

대본 리딩을 10차례 이상 반복하며 다듬은 대사들은 배우들의 입체적인 연기와 결합되어, 마치 재즈 즉흥연주 같은 티키타카를 선보입니다. 김의성이 연기한 최실장의 "공무원은 공을 밀어야 하는 직업이에요"라는 중의적 표현은 관객들에게 씁쓸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시각적 풍자와 공간의 활용

소정오 촬영감독은 골프장을 현대판 권력 투기장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초록색 페어웨이 위에서 펼쳐지는 비즈니스 회담, 화려한 골프 카트의 추격전, 벙커에 빠진 공을 두고 벌이는 암투 등이 권력 게임의 부조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조장관의 집무실에 걸린 '청렴' 액자가 역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논란과 아쉬움: 완성도에 대한 엇갈린 평가

캐릭터 밀도 vs 서사 구조

화려한 캐스팅(하정우, 김의성, 박해수 등 10명의 주조연)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습니다. 개성 강한 인물들이 난립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주인공 창욱의 성장 서사가 다소 흐릿해졌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엄하늘이 맡은 창욱의 사촌동생 호식 역은 스토리 진행에 필수적이지 않다는 아쉬움이 제기됐습니다.

코미디의 한계와 현실 고증

일부 관객들은 로비 과정이 과장된 유머로 포장되며 현실 비판의 날선 맛이 약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로비 현장의 미묘한 심리전보다는 과장된 표정 연기와 물리적 개그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AI 로봇이 골프 캐디로 등장하는 판타지 요소는 장르 톤을 해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문화적 영향과 흥행 전망

한국형 정치 풍자물의 새로운 지평
<로비>는 1990년대 <코리아게이트> 이후 사라졌던 정치 코미디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특히 '골프 로비'라는 구체적인 소재를 통해 한국 사회의 계층 간 갈등을 날카롭게 포착했습니다. 영화 개봉 후 실제 골프장 예약 문의가 30%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반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정우의 감독으로서의 성장

<허삼관> 이후 10년 만의 연출작에서 하정우는 배우와 스탭 간의 협업에 집중했습니다. 현장 스태프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매일 배우들과 1:1 리허설을 진행하며 캐릭터의 깊이를 더했고, 특히 강해림의 프로골퍼 연기를 위해 실제 PGA 투어 영상을 100시간 이상 분석하도록 지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신인 배우 차주영의 자연스러운 연기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총평: 유쾌함 속에 숨은 쓸쓸한 현실 풍자

<로비>는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 영화가 오랫동안 외면해온 권력 구조의 부조리를 유머로 포장해 건네는 용기 있는 도전장입니다. 하정우가 연출가로서 보여준 성장세와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자들이 선사하는 화려한 앙상블만으로도 관람 가치가 충분합니다. 특히 "기술이 밥 먹여준다"는 창욱의 초반 대사와 "밥이 기술을 삼킨다"는 결말의 대비는 우리 시대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찌릅니다.

이 영화는 2025년 극장가를 강타한 <크리에이터 2>나 <미션 임파서블 8> 같은 블록버스터와 비교될 수 없는 작은 규모지만, 대한민국 관객에게 필요한 현실 비판의 목소리를 재치 있게 전달했습니다.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에 오른 각본(원작: 이창동의 미출간 소설)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 CGV 용산아이파크몰 4DX 상영관에서 특별 포토존 운영 중이며, 엔딩 크레딧 후 진프로의 실제 골프 레슨 영상이 숨겨진 쿠키로 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