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패키지를 열기 전에, 당신은 이미 위험에 노출되었습니다."
2025년 3월 26일 국내 개봉을 앞둔 일본 영화 『라스트 마일』은 익숙한 일상 속에 숨겨진 충격적인 현실을 파헤치는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드라마 『언내추럴』과 『MIU404』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 작품은,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 뒤에 가려진 노동 착취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날카롭게 직시합니다. 일본 현지에서 5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6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이 영화는, 택배 상자 속 폭탄 테러라는 극단적 설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고리를 정확히 타격합니다.
영화 줄거리: 블랙프라이데이 전야, 폭발하는 소비의 덫
글로벌 쇼핑 플랫폼 '데일리 패스트'의 관동 물류센터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어느 날, 의문의 폭탄 테러가 발생합니다. 택배 기사가 배송한 상자가 수령인 앞에서 폭발하며 참혹한 사망 사고가 일어나고, 이 사건은 단순한 테러를 넘어 시스템 전체를 뒤흔드는 음모로 번집니다. 새로 부임한 센터장 후나도 엘레나(미츠시마 히카리)와 현장 매니저 나시모토 코우(오카다 마사키)는 사태 수습에 나서지만, 경찰의 조사는 물류센터 내부의 비밀을 향해 갈고닦아듭니다.
과거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고의 잔해 속에서 '2.7m/s'라는 수수께끼의 숫자가 발견되며, 이는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와 노동자들의 목숨이 교차하는 암호로 해석됩니다. 한편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던 전 직원의 죽음이 재조명되면서, 영화는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숫자로 취급하는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후나도와 나시모토는 폭탄이 추가로 설치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12시간 안에 남은 폭탄을 찾아야 하는 치명적인 미션에 돌입합니다.
작품의 특징: '언내추럴' 세계관의 진화와 사회적 통찰
츠카하라 아유코 감독과 노기 아키코 각본가의 호흡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언내추럴』에서 법의학을, 『MIU404』에서 경찰 조직을 해부했다면, 『라스트 마일』은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유통 산업을 집요하게 탐구합니다. 카메라는 물류센터의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를 마치 살아있는 괴물처럼 포착하며, 노동자들이 초당 2.7미터의 속도에 맞춰 기계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생생히 담아냅니다. 특히 택배 기사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하루 200건 배송하다 죽은 얏짱처럼 되고 싶냐?"—는 효율 중독 사회의 비인간성을 단번에 드러냅니다.
미츠시마 히카리와 오카다 마사키의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한층 업그레이드합니다. 화려한 드레스에 하이힐을 신고 현장에 나타난 엘레나의 냉철함과, 규칙만을 고집하는 나시모토의 완고함이 충돌하며 화학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들의 관계는 점차 신뢰로 발전하며, 시스템의 희생양이 아닌 문제 해결사로 거듭나는 과정이 묘사됩니다. 여기에 『언내추럴』의 이시하라 사토미와 『MIU404』의 호시노 겐이 카메오로 등장해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깁니다.
음악은 영화의 숨은 주인공입니다. 요네즈 켄시가 부른 주제가 〈잡동사니〉는 폭발적인 비트와 신스 사운드로 긴박감을 더하며, 가사 속 "쓸모없는 것들로 채워진 세상"이라는 표현은 과소비 시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습니다.
영화 총평: 편리함의 이면에 숨은 대가를 묻다
『라스트 마일』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우리 모두가 공모자임을 경고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원합니까?"라는 블랙프라이데이 광고 문구가 반복될 때마다 관객은 무의식중에 소비의 주체이자 가해자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영화는 택배 상자가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녹아있음을 상기시키며, 편리함의 대가가 누구의 어깨에 실리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일본 현지에서 14일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영화는, 한국 관객에게도 강렬한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특히 노동 현장의 생생한 디테일—물류센터의 목표 달성률 게이지, 택배 기사의 수당 체계—은 현실감을 극대화합니다. 다만 후반부의 다소 급한 전개와 일부 캐릭터의 심리적 깊이 부족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결론적으로, 『라스트 마일』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편의가 얼마나 취약한 시스템 위에 서 있는지 일깨워줍니다. 택배 박스를 열기 전, 한 번쯤 이 영화가 떠오를 만큼 강렬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당신의 소비가 누군가의 '라스트 마일'을 좁히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질문과 함께, 극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는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입니다.
※ CGV에서 진행 중인 '나의 라스트 마일' 이벤트에 참여하면 영화 속 암호 '2.7m/s'를 해독하는 미션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모든 단어를 조합하면 요네즈 켄시의 디지털 싱글이 공개된다고 하니, 팬들은 놓치지 마세요!